"직접 만나보지도 않고 CEO로 투표"

HP의 내부 혼란에 대한 NYT기사. 확실히 NYT답게 12명의 HP이사회멤버들을 최대한 접촉해 어떻게 리오 아포테커가 CEO로 선출됐는지 그 과정을 생생히 묘사한 기사.

읽어보면 HP이사회가 야후이사회보다도 더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음.

우선, 12명의 이사회멤버사이에 신뢰가 실종됐다는 점. 예전부터 문제가 있어왔는데 마크 허드 전임CEO의 축출과정에서 서로간의 알력과 반목이 더욱 심해졌다는 것. 회장자리를 놓고 정치적인 싸움도 꽤 있는 듯.
이후 4명의 이사가 자원해서 차기 CEO선발위원회를 꾸렸는데 좋은 CEO를 찾기가 어려웠다는 사실. HP CEO는 명예로운 자리지만 최근 전임CEO들이 모두 불명예스럽게 물러났다는 사실에 유력후보들은 지원을 꺼렸다는 것.

아이러니컬하게도 당시 SAP의 CEO가 된지 얼마 안된 리오 아포테커는 이사회멤버 아무도 들어본 적이 없는 이름이었다는 것이 뽑힌 이유. "SAP정도의 CEO라면 능력이 있는 사람이겠지"하는 심리가 작용한 듯. 선발위원회는 다른 8명의 이사회멤버들에게 아포테커를 직접 만나보라고 권유했지만 아무도 안만났다는 것이 충격적. 그리고 CEO로 선발.

이후 추락하는 매출, 최근의 전략적 혼란은 이렇게 제대로 검증도 없이 CEO를 뽑은 결과임.

특히 최근엔 아포테커의 약점이 크게 드러나고 있다고. 예를 들면 프린터, PC등 HP의 하드웨어비즈니스에 대한 그의 부족한 경험,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능력의 부족, 중요의사결정을 HP의 매니저들을 배제하고, 이사회의장 한사람하고만 논의하는 경향. (Mr. Apotheker’s weaknesses: little experience in H.P.’s dominant hardware businesses, including printers and PCs; an inability to communicate effectively; and a tendency to make major decisions only in consultation with Mr. Lane, and not with H.P.’s managers.)

이제 딱 1년만에 HP이사회가 아포테커를 경질하고 새로운 CEO로 전이베이CEO 메그 휘트먼을 고려한다고 하는데... 지금은 HP이사회의 수술이 우선이라는 얘기.

넷스케이프 브라우저를 만든 마크 앤드리슨 등 HP이사회는 미국IT, 미디어업계의 내노라하는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음. 이렇게 똑똑한 사람들을 모아놓아도 서로간의 신뢰가 없이는 진정한 '팀웍'을 만들수 없음. 그리고 진정한 팀웍이 없으면 세계최고의 천재들을 모아놓은 그룹도 가장 멍청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교훈을 얻게 됨......

좋은 기사 읽고 잡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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